존경하는 레스터 후앙(Lester Huang) 로아시아 회장님,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님, 조대연 서울총회 준비위원장님, 그리고 오늘 기조연설을 해주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과 로아시아 회원 여러분!
오늘부터 나흘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아시아 변호사들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24회 로아시아 총회’가 개최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뜻 깊은 자리에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로아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법조기관과 법조인들이 뜻을 모아 지역 내 정의와 인권의 공동보호, 회원 간의 교류·협력을 위하여 1966년 설립된 이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법률가단체로 발전하여 왔습니다.
세계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고, 국민소득·교역량 등 세계 경제활동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법조기관과 법조인들이 한 곳에 모여 정치·사회·문화 활동의 규범적 토대를 논의하고, 지역 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공동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인류의 공생과 공영을 위하여 매우 유익한 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로아시아의 창립과 발전을 위하여 힘쓰신 역대 회장님들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하며,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인류 역사의 발전과정을 돌이켜 보면,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인간의 자유 및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에 의하여 비로소 자유민주주의는 확고한 법적 기반을 가지게 되었고, 사회적 약자도 보호받는 민주적 동화와 통합의 국법질서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헌법의 이념과 가치는 그것을 수호하려는 용기 있는 헌법재판기관이 없이는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없을 것입니다. 국가의 모든 권력행사가 헌법재판기관에 의하여 실효적으로 헌법적 통제를 받게 될 때에 비로소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최대한 보장될 것이며, 자유민주주의는 더욱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인류사적 경험은 한국에서 헌법재판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은 1948년 처음 헌법을 제정할 때부터 현행헌법으로 개정되기 전인 1987년까지 여러 형태의 헌법재판제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군사정권 및 권위주의 정치체제 하에서 헌법재판은 사실상 유명무실하였고, 그 결과 헌법의 최고규범성과 국민의 기본적 권리는 장식적·의례적인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절의 불행한 헌정사에 대한 반성과 국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열망을 모아 새로 만든 현행헌법에 근거하여 1988년 헌법재판소가 창설된 이후,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보장,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확립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이제 헌법은 법전 속의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국민들의 생활규범이자 모든 국가권력 행사의 기준이 되었으며, 헌법재판소는 명실상부한 헌법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께서도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헌신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여 최근 수년간의 여론조사에서 헌법재판소는 신뢰도와 영향력에 있어서 제1위의 국가기관으로 계속하여 선정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성과를 자유와 인권의 보장을 열망하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인류와 공유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수년간 아시아 지역의 헌법재판 협의체인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의 창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내년 5월 초대 의장국으로서 이곳 서울에서 역사적인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전 세계 약 110개국의 헌법재판기관 수장이 모여 헌법적 가치와 정의를 논의하는 제3차 세계헌법재판회의가 또한 이곳 서울에서 개최될 것입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이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전 지구촌에서 인류의 자유와 평등·정의 등을 포함한 기본적 인권이 한층 더 철저히 보장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로아시아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로아시아 회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 인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격하면서도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온 정보·통신 기술은 이제 전 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고, 나노기술과 생명공학 등 새롭게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은 우리 인류의 사고와 생활방식은 물론 문화까지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또한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는 올해 그리스 등 유럽으로까지 전파되었고, 이제 금융을 넘어 실물경제의 위기로까지 확산되면서 지금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보다 근원적이고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해결책이 필요하겠지만, 오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저명한 법조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재의 위기를 함께 인식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 나눈다면, 문제해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쪼록 이번 총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법조인들의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누는 화합과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하여 동·서양의 전통과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1세기 인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비록 짧은 여정이지만 5,0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의 문화와 따뜻한 정을 가진 한국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시고, 아울러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정취도 즐겨 보시기를 바랍니다.
로아시아 서울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로아시아의 무궁한 발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0월 10일
헌법재판소장 이 강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