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그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주권의 중요한 실현수단인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들의 선거참여의 중요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하고, 오늘 제1회 기념행사를 가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는 바입니다.
특히, 유권자의 날로 정해진 5월 10일은 1948년 5월 10일의 제헌국회의원을 선출한 총선거일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 날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현대적 의미의 선거원칙인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가 실시되었고 그 선거 결과에 의하여 제헌국회가 구성되었으며, 제헌국회에서는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므로써 대한민국 정부가 탄생되었으므로 5월 10일의 총선거는 우리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는 첫 번째 디딤돌이 되었던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국민주권은 민주주의의 실질적 내용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의 정당성이 국민에게 있고 통치권력의 행사 역시 최종적으로는 국민의 의사에 의하여 정당화 된다는 우리 헌법의 구조적 원리인 것입니다.
나아가 헌법은 ‘통치권의 담당자’와 ‘통치권의 행사’를 국민의사에 귀착시키기 위하여 주권자인 국민에게 정치적 기본권으로서의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헌법상의 선거권은 국민주권의 이념을 실현하는 주관적 공권일 뿐만 아니라, 국민주권을 실질적 요소로 하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불가결의 객관적 가치질서라는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의민주주의제도 아래서 선거는 통치권의 기초인 동시에 정당성의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어서는 민주적 정치형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형식과 수단을 의미하는 가장 본질적인 민주적 정치참여의 방법인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절차에 의하여 공정하게 행해져야 하는 것이고, 또한 유권자인 국민들도 대의민주주의제도 아래서의 정치참여 행위가 가지는 의미와 당위성을 새롭게 인식하여 ‘민주정치의 축제’라고 하는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높여 가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54.3%로 발표되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한국 민주주의가 참여 없는 대의제 민주주의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의 민생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과도한 이념적 대립과 갈등을 일삼으면서 정치적 파행을 계속하고 있는 정치권과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 혐오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무관심 때문에 자신들의 거의 유일한 민주적 정치참여의 기회를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은 결국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유명한 법언처럼 바로 자신들의 권익과 의사를 대변해야 하는 정치적 대표자들의 보호나 지원을 거절하거나 포기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이제 선거가 민주정치의 축제가 되기 위하여는, 금권・관권선거로 얼룩졌던 과거 선거사에서 나타났던 적폐를 일소하기 위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은 더욱 철저하게 지켜 나가야 할 것이고, 다른 한편 유권자들이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과정에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선거운동의 자유는 조금 더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지난 세월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라고 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하여 많은 고심과 노력을 아끼지 아니하였습니다.
즉, 선거구 간의 현저한 인구편차로 인한 투표가치의 불평등, 1인1표제의 투표방식 아래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득표비율에 따라 자동적으로 배분되던 비례대표제도, 재외국민에 대한 선거권의 불인정,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의 과도한 기탁금제도 등의 문제들을 시정하였습니다.
나아가, 2011년 12월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적 표현행위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한 단계 더 넓게 허용하는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앞으로도 국민주권의 구체적인 실현과정인 선거에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고 강화되도록 하는 일방, 선거과정에서의 자유와 공정이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유권자의 날 행사와 앞으로 일주간의 유권자 주간 행사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정치참여를 제고하고 확대하는 유익한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 5. 10.
헌법재판소장 이 강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