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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2회 한·러대화(KRD) 포럼 축사

 

  존경하는 크로파체프(Nikolai Kropachev) 러시아 측 한·러대화 조정위원장님, 김병철 한국 측 위원장님, 그리고 양국의 위원님들과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부터 사흘간, 러시아의 전통과 영광, 그리고 러시아의 과거와 현대 그리고 미래를 모두 담고 있는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각 분야 리더들이 모여 ‘현대화와 혁신을 위한 한·러 협력 방안’을 주제로 ‘제2회 한·러대화 포럼’을 개최하시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뜻깊은 자리에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조르킨(Valery Dmitrievich Zorkin) 러시아 연방 헌법재판소장의 초청으로 러시아 연방 헌법재판소 창립 20주년 기념식과 기념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러시아 연방 헌법재판소를 공식 방문하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 오전에는 여기 계신 크로파체프 총장님으로부터 과분하게도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그 자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저명한 교수님들과 명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하는 기회를 갖기도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모두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정립한 국가의 최고규범이고 근본규범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러한 헌법의 이념과 가치는 국가권력이나 정치세력들에 의하여 침해되거나 제한되어 왔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인류는 국민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헌법을 실효적·구체적으로 보장하고 헌법정신을 실현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제도를 창안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기본적 권리는 비로소 제도적으로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헌법재판소는 국가와 사회를 동화적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헌법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러시아 연방 헌법재판소는 20세기 후반의 격변기에 헌법 존중의 정신을 지켜나감으로써 구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체제로부터 새로운 러시아 연방 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끌었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 역시 과거 권위주의 체제의 잔재를 짧은 기간 내에 청산하고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확실하게 보장함으로써 헌법이 법전 속의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국민의 생활규범이 되었으며, 국가권력의 남용에 대한 확실한 통제규범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헌법재판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러시아와 한국에서 헌법재판소를 통한 헌법재판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괄목할 만한 성과, 그리고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헌법재판을 연구하는 전 세계 학자들로부터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으며, 헌법재판제도를 새로 도입하려는 국가들로부터 벤치마킹(benchmarking)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러대화 포럼의 취지와 마찬가지로, 양국의 헌법재판소는 상호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하여 동반자 관계를 유지·강화하고 있는 중이며, 특히 내년 5월 서울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의 동료 회원국으로서 상호 협력하여 양국의 경험과 지식을 아시아의 많은 나라와 공유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발전, 그리고 인권보장이라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날 우리 인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격하면서도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 온 정보·통신 기술은 이제 전 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고, 나노기술과 생명공학 등 새롭게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은 우리 인류의 사고와 생활방식은 물론 문화까지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또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올해 유럽으로까지 전파되었고, 이제 금융을 넘어 실물경제의 위기로까지 확산되면서 지금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의 시련과 불확실성 속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구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해결책이 필요하겠지만, 오늘 러시아 연방과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들이 모인 한·러대화 포럼에서도 현재의 위기를 함께 논의하고 각각의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 오신 경험과 지혜를 서로 공유하면서 전문적 논의를 계속한다면, 문제 해결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쪼록 이번 회의가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화합과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하여 한·러대화 포럼이 양국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류의 평화와 진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한·러대화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한·러대화 포럼의 무궁한 발전과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0월 31일

 

  헌법재판소장 이 강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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