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법의 지배를 통한 세계 평화의 달성’이라는 원대한 이념 아래 정한 법의 날 제48주년을 맞이하여, 법의 숭고한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법의 준수를 다짐하는 행사를 갖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당시부터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결단하였고, 지금까지 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련과 국내외의 도전들을 극복함으로써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의 동시에 이룩한 선망받는 모범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을 뿐,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하여는 우선 또 한 번의 경제적 도약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와 동시에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쟁점들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에 의하여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조정ㆍ형성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법의 지배’의 원칙이 권력으로부터는 물론이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일관되게 관철됨으로써 더한층 강고하게 다져지고 확대ㆍ발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법에 의한 지배와 법의 권위가 확립된 나라만이 선진 민주국가로의 진입과 경제발전이라고 하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법과 원칙보다는 권력이나 금력, 변칙에 의존하려고 한 경우가 없지 않았고, 개인이나 집단이 민주화ㆍ자율화의 명목으로 사회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소홀히 하면서도 자신들의 자유나 이익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행태가 여러 곳에서 목도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 자유민주국가로 진입하기 위하여,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정의로운 법규범을 정립하여야 할 것이며, 국민은 그 안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함으로써 자유와 권리, 책임과 의무가 상호 경쟁하면서 조화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법치주의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1987년 헌법 개정 시에, 국민은 다시는 헌정 중단과 기본권 유린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제도적으로 담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의 창설을 결단했고 금년 창립 23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노력과 국민의 신뢰 및 지지가 모아져서 이제 헌법은 법전 속의 단순한 명목적 장식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국민의 생활규범이 되었고 모든 국가권력의 행사기준이 되었으며, 헌법재판소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규범력을 회복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헌법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우리 국민이 오랜 세월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그토록 열망해왔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이 땅에서 더욱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무성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법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법과 법치주의의 진정한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실천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을 더욱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장 이 강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