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 사건
<헌재 2026. 7. 23. 2020헌마1134, 1191(병합)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위헌확인>
이 사건은 대학교원 노동조합(이하 ‘대학교원노조’라 한다)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3조 중 같은 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교원의 노동조합에 관한 부분이 대학교원노조인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교원노조법 제2조가 2020. 6. 9. 대학교원을 교원노조법에서 정의하는 교원에 포함하는 것으로 개정되어, 대학교원노조인 청구인들도 2020. 6. 9.부터 교원의 노동조합에 대하여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교원노조법 제3조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청구인들은 교원노조법 제3조가 청구인들의 정치적 표현 및 결사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8. 24. 및 2020. 9.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각 제기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20. 6. 9. 법률 제17430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중 같은 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교원의 노동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20. 6. 9. 법률 제17430호로 개정된 것)
제3조(정치활동의 금지) 교원의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결정의 주요내용】
1. 평등권 침해 여부
가. 선례와 차이
헌법재판소는 종전에 구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1999. 1. 29. 법률 제5727호로 제정되고, 2010. 3. 17. 법률 제101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3조 중 ‘일체의 정치활동’ 부분에 관하여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4. 8. 28. 2011헌바32등). 그러나 위 선례의 심판대상은 실질적으로 초·중등교원의 정치활동 금지에 관한 것으로, 대학교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심판대상조항과는 심판대상 및 규율 대상을 달리한다.
나. 차별취급의 존재
심판대상조항에 따라서 대학교원들이 ‘노동조합’의 형식으로 결합한 대학교원노조의 경우에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있는 반면에, 동일한 대학교원들이 노동조합이 아닌 단체의 형식으로 결합한 대학교원단체의 경우에는 그러한 금지를 두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같은 고등교육기관에서 같은 대학생을 상대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강사들의 단체나 노동조합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정치활동의 자유가 허용된다는 점에서 정치활동이 금지되는 대학교원노조와는 차이가 있다. 일반 노동조합 역시 정치활동의 자유가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다만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활동하지 아니할 소극적 제한만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정치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대학교원노조와는 규율상 현저한 차이가 있다.
다. 차별취급의 합리성
(1) 현행 정당법이나 공직선거법 등에서는 대학교원의 정치활동을 예외적으로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교원을 구성원으로 둔 단체의 경우에도 그 목적이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정치활동의 자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대학교원이 교육·지도 관계 또는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반대하도록 선동하거나 당파적 선전교육을 하는 행위는 모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정치적 자유를 향유하는 대학교원이라고 하여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밖의 정치활동은 대학교원노조 및 대학교원단체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2) 대학교원 개인에게는 이미 정치활동이 허용되어 있고, 대학교원단체에 대하여는 별도의 포괄적 금지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대학교원들이 결사체를 이루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위험이 곧바로 증대된다고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그 결사체가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단체보다 더 강한 정치활동 금지가 정당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학문 연구를 담당함으로써 학문의 자유 등이 강하게 보장되는 대학교원의 특성에 기초한 정치활동의 자유가 대학교원단체에는 인정되면서, 같은 대학교원이 구성원인 대학교원노조에 대해서만 제한되어야 할 정당화 사유가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3) 일반 노동조합은 본질상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단체로서 그 활동과 관련하여 정치와 분리·절연할 수 없고, 법도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노동조합성이 부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일반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처음부터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강사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대학교원노조에 대하여는 그러한 구별 없이 정치활동을 원칙적·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입법목적과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학교원노조만을 별도로 규율하여야 할 합리적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4)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노조와 그 조합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는 조합원인 공무원 개인의 정치활동이 제한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대학교원 개인의 정치활동이 폭넓게 허용되는 대학교원노조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2. 결론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대학교원단체, 강사단체 및 강사노동조합, 일반 노동조합과 비교하여 대학교원노조만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이상 청구인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인 재판관의 반대의견 요지】
1.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헌법재판소는 2011헌바32등 결정에서 구 교원노조법 제3조 중 ‘일체의 정치활동’ 부분에 대하여, 초·중등교원의 임금·근무조건·후생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활동 및 교육정책과 관련된 정치적 의견표명은 허용되고, 교육문제와 연관이 없는 사안에 관하여 교원이라는 신분과 그 조직력을 이용하여 정부의 정책결정이나 집행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금지된다고 보아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위와 같은 해석은, ① 오늘날 사회 전반의 문제들이 정치 문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을 해석함에 있어 헌법에 합치되도록 한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② 단체의 기본권 제한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가급적 대학교원노조의 정치적 기본권을 한정적으로 형성하거나 제한하려는 입법부의 의사를 유념하여 해석하는 것이 필요한 점, ③ 입법부는 헌법 제37조 제2항뿐만 아니라 제31조에서 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원지위 법정주의에 근거하여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있는 점, ④ 심판대상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 교원노조법 및 심판대상조항의 각 취지를 조화롭게 고려하여 한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⑤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한정적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입법부의 입법적 판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대학교원노조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에도 위와 같은 선례의 한정적 해석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가.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이 아닌 단체와는 구별되고, 별도의 입법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의 규율을 받는다. 대학교원단체의 경우 대학교원노조와는 달리 교원노조법상의 목적, 구성원, 경비, 활동상의 제약을 받지 아니하므로 대학교원노조와 구별된다. 특히 대학교원노조는 일반적으로 대학교원단체보다는 훨씬 더 강한 단체로서의 결속력과 조직력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전면적으로 허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대학과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학교원단체의 경우보다 훨씬 더 크고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결국 노동조합이 아닌 대학교원단체와 대학교원노조는 그 목적, 성격 및 권한, 그리고 정치적·사회적 영향력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이들이 달리 취급된다고 하여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
나. 학교교육과 관련하여 헌법 제31조 제4항 및 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 등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31조 제6항은 교원지위법정주의를 규정하여, 공·사립학교를 불문하고 대학교원에게 임용, 보수, 연수, 신분보장, 연금 등에서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헌재 2015. 5. 28. 2013헌마671등 참조). 이와 같이 대학교원노조는 구성원의 직무, 지위 등에서 일반 노동조합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정치활동의 측면에서 일반 노동조합보다 더 많은 제한이 부여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일반 노동조합과 달리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원칙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다. 강사노동조합 또는 강사단체는 그 구성원 및 단체의 성격 및 지위 등에 있어 대학교원노조와는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고등교육법 제14조의2 참조), 이들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제한한다고 하여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대학에 다니는 학생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 제14조 제5항 참조). 이러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대학교육에 있어도 정치적 중립성은 필요하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지는 대학생들을 통하여 대학교원의 무분별한 정치적 영향력이 그대로 현실정치에 반영되는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점,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경우 자칫 대학이 정치화되어 학문의 자유 및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점, 대학교원 개인은 정치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이 대학교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고등교육정책과 관련된 정치적 의견표명을 제외한, 대학교원노조라는 집단성을 이용하여 교육과 관련이 없는 정부의 정책결정이나 집행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하는 정치활동 등을 제한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은 과도한 제한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법익의 균형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헌법적 요청과 고등교육과 학문연구를 담당하는 대학교원의 학생 및 사회에 대한 영향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이 일부 제한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학생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의 보장이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되었다.
4. 결론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 및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관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평등권도 침해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