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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2023헌바274 민법 제558조 위헌소원 별칭 : 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을 제한한 민법조항에 관한 사건 종국일자 : 2026. 7. 23. /종국결과 :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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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을 제한한 민법조항에 관한 사건

<헌재 2026. 7. 23. 2023헌바274, 351(병합) 민법 제558조 위헌소원>

이 사건은 증여계약이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계약 해제,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 재산상태 변경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이 각각 미치지 않도록 한 민법 제558중 제555조에 관한 부분, 556조 제1항 제2호에 관한 부분, 557조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1984년경부터 청구인의 아들과 함께 거주하였다. 청구인은 2008년경 청구인의 아들에게 토지를 증여하였고(이하 이 사건 증여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청구인의 아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청구인은 위 증여 이후에도 약 15년간 청구인의 아들과 함께 거주하였다. 그러던 중 청구인은 아들과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자, 2023년 초부터 아들과 따로 거주하였다.

 

청구인은 청구인의 아들을 상대로,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계약의 해제를 정한 민법 555, 부양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증여계약의 해제를 정한 민법 제556조 제12, 재산상태 변경을 이유로 한 증여계약의 해제를 정한 민법 제557조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증여를 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3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한 민법 제558조 중 제555조에 관한 부분, 같은 조 중 556조 제1항 제2호에 관한 부분, 같은 조 중 제557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558조 중 제555조에 관한 부분(이하 서면관련 해제제한조항이라고 한다), 같은 조 중 제556조 제1항 제2호에 관한 부분(이하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라고 한다), 같은 조 중 제557조에 관한 부분(이하 재산상태관련 해제제한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558(해제와 이행완료부분) 3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554(증여의 의의)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555(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와 해제)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

556(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2.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전항의 해제권은 해제원인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멸한다.

557(증여자의 재산상태변경과 증여의 해제) 증여계약후에 증여자의 재산상태가 현저히 변경되고 그 이행으로 인하여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증여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서면관련 해제제한조항

서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이미 증여가 이행된 부분은 증여자의 의사가 분명히 드러나고, 증여가 경솔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므로,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위 조항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증여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는, 증여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위 조항이 증여자에 대한 보호를 경시하는 것이 아닌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증여자는 민법 제974조 등을 통하여 수증자에게 부양료 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부양의무 불이행으로부터 증여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당사자들은 부양의무의 이행을 상대부담으로 하는 부담부증여를 할 수 있고, 개별 사건에서 증여자가 묵시적 부담부증여를 주장입증하여 증여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도 있다.

 

부양의무의 불이행이라는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법적 책임의 영역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다양한 입법론적 논의가 가능하다. 독일, 프랑스와 같은 국가들에서는 부양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증여의 해제를 명문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영미와 같은 보통법 국가에서는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철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 민법은 절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증여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 없을 경우, 수증자가 반환하여야 할 범위를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법원이 구체적으로 반환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것 역시 심리의 지연 및 재판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입법자는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을 통해 증여와 관련된 이해관계를 간명하게 조정하되, 부양의무의 문제는 별도의 법률 규정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될 필요성이 있다.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정책적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 없는 경우는, 증여자 보호에 충실한 측면이 있지만, 가족 내에서 증여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증가하게 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 있는 경우는, 증여자가 처음부터 신중하게 증여를 하게 되고, 증여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증여자 보호에 있어서는 미흡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입법자는 이러한 여러 측면들을 고려하면서,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을 둘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양료 청구 등의 수단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 조항이 매우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증여자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재산상태관련 해제제한조항

재산상태관련 해제제한조항은,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하여는 재산상태변경으로 인한 증여계약 해제의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증여계약이 이행된 상황에서 수증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 즉 증여자의 재산상태가 현저히 변경되고, 생계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자의 해제권을 인정하게 되면, 수증자가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위 조항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증여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인 재판관의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에 관한 반대의견의 요지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는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증여자가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부양의무를 불이행한 수증자에 대하여까지 증여자가 증여계약을 이행할 의무는 없다는 윤리적 요청을 법률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에 의하면, 수증자에게 부양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고, 증여자를 보호하려던 민법 제556조 제1항 제2호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하여 위 조항은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증자와 증여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증여자가 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수증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수증자에게 불측의 손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신뢰관계가 파탄되고, 생계유지가 곤란한 상태에 놓인 증여자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면서 부양의무를 방기한 수증자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정의관과 윤리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위와 같은 견해는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의 정당한 입법목적이 될 수 없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일본 등은 명문의 규정이나 판례를 통하여 수증자의 부양의무 불이행이 있는 경우 증여계약의 해제를 인정하고 있다. ,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동일한 규범 체계를 가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인 입법이다.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와 관련된 결정에서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을 중시하고, 이를 불이행한 자녀가 상속재산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윤리관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에도 부양의무를 불이행한 자녀로부터 증여재산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규범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가족 간의 유대와 상호 부조를 근간으로 하는 가족질서를 유지확립하는 올바른 길이다.

 

이에 대하여, 증여자가 부양료 청구를 할 수도 있고, 부담부증여를 할 수도 있으므로, 증여자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견해는 의무불이행에 대하여 다층적인 권리구제수단을 인정하는 규범 체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각각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지닌 별개의 제도를 들어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의 합리성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아울러,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이 증여계약의 해제와 관련된 이해관계를 간명하게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해제로 인한 반환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모든 법률관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이를 이유로 증여계약 해제의 효과를 제한하는 것은 현저히 비합리적인 것이다.

 

이처럼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부양의무를 불이행한 수증자의 법익만을 우선시하고, 증여의 기초가 된 신뢰가 무너지고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증여자의 법익을 도외시하므로, 법익의 균형성에 어긋난다. 결국 부양의무관련 해제제한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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